'다큐멘터리 3일 - 종로 포장마차 골목의 민심기행' 감상평 (07/11/15)

지인의 추천으로 보게 된 휴먼다큐.

일단 포장마차 같은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굉장히 좋아하기에 주제부터 눈에 확 띄던 소재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최고였습니다. 휴먼다큐이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를 얻은 게 아니지만 사실적인 정보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에 대해서 알게 된 것들도 어찌보면 삶에 대한 하나의 정보라고도 할 수 있겠죠.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장소이니만큼 사연도 가지각색이더군요. 일단 촬영 당시가 2007년 11월 대선이 있던 때라
정치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여자랑 헤어진 뒤 포장마차에서 한풀이를 하는 20대 남자
분(이분은 다음날 소개팅에서 또 퇴짜를 맞으셨다고...)과 그 하소연을 들어주는 친구들, 생전 처음으로 포장마차에
오는 4명의 여자 분들, 부모님을 일찍 여의여서 주인 할머니를 어머니 삼은 30대 남자 손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2주 전에 같이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셔서 추억에 잠겨 우시는 분, 부부싸움을 해서 분위기를 삭히려고 나온 중년의
부부, 멀리 연변에서 돈 벌려고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된 주인 아주머니, 중요한 일본 거래처 고객을 일부러 포장마차
에 모시고 온 회사원 등... 정말 여러 사연들을 가진 분들의 장소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맘에 들었던 내용을 꼽자면 돈이 모자라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으려고 했는데 인출이 안 되자 고민하던
차에 선뜻 외상을 해주시는 주인 아저씨였습니다. 손님분들께 나중에 생각나면 오시라고... 정말 사람 간의 인정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뭐랄까 다른 가게에서도 선뜻 외상을 내주는 곳은 한국에서는 꽤 있죠. 하지만 포장마차만의
인정이 느껴졌다고 해야하나요. 뭔가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역시나 다음 날 돈 갚으러 다시 오셨습니다. ^^

그리고 새롭게 안 사실인데 포장마차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술값도 못 받고 현행법 때문에 어떨 때는 주인이 벌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주인 할머니가 우시는데 가슴이 찡했습니다. (포차에서 술 드시는 분들 적당히
마시세요. 물론 저도 잘 조절해야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다큐가 좋았던 점은 쉽게 다루지 않았던 소재인 포장마차여서 관심이 갔고, 서민들의 정과 하소연을 바로
앞에서 듣고 말벗과 상담상대가 되어주는 주인 아주머니의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서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립서비스
가 아닌 적당한 충고가 섞인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충고 등 보통 가게들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죠. 매년 좋지 않은 기사
들이 매일매일 쏟아지는 현실에서 이렇게 가식없는 대화와 아직 때묻지 않는 정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었던 다큐였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서민들의, 서민들에 의한, 서민들을 위한 다큐...

엔딩 멘트로 내레이션 '조영남' 씨가 하신 말씀이 가슴 한편에 와 닿습니다.

삶이 고단할 때마다 따스하게 품을 열어주던 포장마차.
그곳엔 보통사람들의 웃음과 눈물... 그리고 희망이 있습니다.


이번 주말 오랜만에 친구들과 포장마차 가보시는 것 어떠신가요 ^^

http://www.kbs.co.kr/1tv/sisa/3days/vod/1488876_22093.html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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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ebow | 2009/01/21 10:29 | 다큐멘터리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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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천년의 뺑끼통 :: 여.. at 2009/06/02 13:37

제목 : 밤이면 시작되는 종로 서울극장 앞 포장마차_이젠 추..
서울극장에선 시사회가 많다. 대체로 8시에서 9시면 시작하는 탓에 저녁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영화를 볼 때가 많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종로3가 지하철역 14번 출구 앞에는 어느듯 줄지어 서있는 포장마차 들을 볼 수 있다. 간단하게 둘이서 소주 한잔... 예전 아버지들이 퇴근길이면 들러서 국수나 우동에 반주 한잔 걸치고 들어오셨다는 그 곳은 이제 주택가에선 보기가 힘들다. 커피의 향이 커피숖의 인테리어에 향이 더해진다면 포장마차의 한잔......more

Commented by 크릉 at 2009/01/21 12:02
포장마차라... 정겨운 소리네요 ^^
Commented by Artebow at 2009/01/21 21:29
포장마차라는 단어만 봐도 정겹죠 ^^
Commented by fellowes at 2009/01/22 00:26
이거 저도 봤었는데 아주머니 우실 때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ㅠ_ㅠ
Commented by Artebow at 2009/01/22 00:54
네. 정말 가슴이 찡한 장면이었죠...
Commented by 은하수여행자 at 2009/01/24 22:41
참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매주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 유일한 프로그램입니다. 인간사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있고, 마지막엔 항상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Commented by Artebow at 2009/01/25 00:34
마지막에 '거위의 꿈'이 흘러 나올 때 진자 여운이 남죠.
휴먼 다큐 중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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